AI시대 비영리 현장은 어떻게 적응할까?
하승창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이사장

단연 AI시대다. 끝판왕 아닐까 싶은 피지컬AI, 우리가 어린 시절 로봇이라 불렀고, 실현은 만화영화에서나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그 로봇이 현실로 다가와 있을 정도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폭격하는 과정에서 AI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만화영화와 SF물에서 보던 장면들이 더 이상 공상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확인한다. 그 시작은 아마 알파고와 이세돌기사의 승부가 아니었을까 싶다. 이제 인간이 AI에게 바둑을 이길 가능성은 제로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고 보면 이세돌의 1승은 인간의 자존심같은 것으로 남는 것이 될 지도 모른다. 이제 AI는 짧은 시간에 스스로 학습하고 진화하는 단계로 발전했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은 가치중립적이지 않기 때문에 비영리 영역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늘 고민스러워한다. 전쟁은 이미 AI기반으로 수행되고 있고, 로봇의 등장이 사람의 일자리를 없앨 것이라는 것 이라는 것도 알고, 동반되는 과도한 에너지의 사용도 고민스럽게 한다. 그러나 이렇게 고민하기 시작하면 과거 산업혁명 시기 영국의 기계파괴운동이라 불렸던 러다이트 운동을 떠올리게 된다. 사용하지 말아야 할까?
그러나 이미 노동하는 것, 공부하는 것, 일상생활 거의 모든 분야에서 AI는 이제 과거의 핸드폰처럼 일상적인 도구가 되어 가고 있다. 최근에 만난 언어학 전공의 교수님 한 분은 시민단체들도 AI를 잘 써야 한다면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잘 쓰는 법을 강의해 줄 수 있다고 까지 하셨다. 본인은 논문검색과 정리, 칼럼작성용 자료와 정리, 학교강의와 관련된 자료와 내용, 학내행정과 관련한 분야 등 4개의 카테고리를 두고 이용하는 데, 조교가 4명 생긴 것 같은 생산성을 발휘한다며 AI를 잘 이용해야 한다고 조언을 주셨다. 실제로 이미 많은 비영리기관과 단체들이 사업계획을 세우고, 관련 자료를 모으고, 분석하는 일에 AI를 사용하는 것은 이미 돌이킬 수 없게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 교수님 처럼 잘 사용하면 반복적인 업무와 데이터 분석과 자료정리, 사업계획설계 등을 AI에게 맡기는 등 이를 통해 더 비영리가 고민하는 사회적 난제들을 해결하는 유용한 도구로 사용할 수도 있다.
비영리 영역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세상의 변화를 만들어 내는 새로운 현상이자 기술발전을 외면하면 그로 인해 새롭게 생겨나는 사회적 문제들을 외면하는 꼴이 되고, 아무런 문제의식없이 기술발전을 이용한 일의 효율성 추구라는 측면에 주목하게 되면 비영리가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를 외면하게 된다.
비영리 영역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이 새로운 현상 앞에서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역시 사람이다. AI가 내놓은 어떤 제안이라도 그것은 참고 자료이고 결정은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다. 전쟁의 버튼은 결국 사람이 누른 것이다. 또한 AI가 사람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 지 보아야 한다. AI가 작동하는 바탕에 있는 ‘데이터’에 주목해야 한다. 이 데이터는 결국 사람에 대한 정보, 사람의 삶, 사람의 관계에 대한 정보이기 때문이다. 단순한 숫자로 보이는 것의 이면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삶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데이터를 학습시키고 활용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보호되는 방식과 그 정도는 AI가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보고 있는 지를 반증하는 것이 된다. 또 하나 중요하고 앞으로 지난하게 다투어야 할 것은 ‘알고리즘의 투명성’이다. 영업비밀의 보호라는 시장의 가치를 우선시 하느라 AI가 가지고 있는 편견을 당연시 해서는 안된다. AI가 내리는 결정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권리는 그 알고리즘을 감시할 수 있어야 가능하다. 새롭게 비영리 영역의 과제가 될 ‘인권’의 문제 영역이기도 하다.
이런 문제를 생각해 보는 데 도움이 될 책이 하나 있다. 수학자이자 데이터 과학자인 캐시오닐(Cathy O’Neil)이 쓴 <대량살상 수학무기>(Weapons of Math Destruction, 2016)를 추천하고 싶다.
✍🏻 하승창 |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이사장
경계를 허물고 본질을 탐구하는 혁신가다. 마케팅과 리더십, 디지털과 AI를 넘나들며 하나의 뿌리로 이어지는 경영 혁신의 유기성을 톺아본다. 비영리·사회복지 현장에 대한 존중과 애정이 깊다. “경영은 내 일의 목적과 내 삶의 이유를 실재화하는 혁신의 과정”이라 역설한다. 『질문인간: AI 사용법을 넘어 AI 사고법으로』등 혁신을 꿰뚫는 여러 권의 저서가 있다.
📚 칼럼과 함께 읽을 추천도서 바로가기
대량살상 수학무기